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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경주 괘릉리 소나무 (2023. 12.)

 

 

 

 

 

 

 

수필가 장은재의 명품 노거수와 숲 탐방

경주 괘릉리 반려목 소나무 노거수

 

 

경주 토함산 자락 외동읍 괘릉리 328번지에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소나무이다.

마을 주민들에게는 경배의 대상인 노거수가

내 마음 안 깊숙이 자리한지도 오래 되었다.

마을 주민들에게도 수호신으로 모셔지고 있다. 그저 바라만 보아도 경외하다.

언제 찾아가도 늘 한자리에 머물면서 곧은 절개와 푸름을 자랑한다.

그를 보면 허물어졌던 내 의지도 되살아나고 흔들리는 정의감도 바로 선다.

무언의 가르침, 스승이나 다름없다.

 

20년 전에 처음 만났다.

지금은 한 개지만 그 당시에는 당집을 2개 가지고 있었다.

뿌리에서 뻗어 나온 힘찬 줄기도 4개나 되었다.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그 웅장한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와 푸른 솔가지의 아름다움에 반해

노거수 생태와 문화책 표지 사진으로 사용했다.

그간 이 반려목 소나무 노거수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줄곧 용기를 얻었다.

 

노거수는 몸통의 둘레가 무려 10m이다.

그의 키와 맞먹는다.

나뭇가지는 아래로 늘어 떨어져 땅과 맞닿을 정도이다.

푸른 하늘 공간에 배열한 마디마디 굽은 잔가지의 모습은 예술작품 같고

꽈리를 틀고 있는 뱀처럼 붉은빛을 띠고

푸른 솔잎을 입에 물고 내려다보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그 누구든지 한번 접하면 황홀함에 넋을 잃고 그의 품속으로 빨려들게 된다.

반려목 노거수에 기대어 두 팔로 감싸 안고 얼굴을 갖다 맞댔다.

가을 햇살에 따뜻한 온기가 내 얼굴에 전해 왔다.

숨을 깊게 들어 마시다 뱉곤 했다.

솔향이 혈액을 타고 전신에 퍼졌다.

잡념이 사라지니 마음이 편하다.

 

 

 

 

 

 

 

 

 

 

 

 

 

 

외동읍 괘릉리 328번지에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소나무는

나이가 320살쯤 된다. 

마을 주민들의 극진한 보살핌과 정성이 엿보인다. 

그러나 고령의 이 노거수는 지금 상처가 덧나 안타까움을 더한다. 

아예 한줄기는 태풍에 부러진 채 땅에 누워있다. 

다른 한 줄기는 반쯤 부러져 다른 동료 줄기 가지에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부러진 한 줄기는 생명이 간당간당하면서도

주민이 쥐어준 지팡이에 의존해 끈질긴 생명줄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세파 속에 다소 힘에 부쳤는지 줄기 모두 서쪽을 향해 비스듬히 기울어져 자라고 있다.

 자연에 동화된 그 모습을 보니 경이롭기까지 하지만, 

노거수는 부러진 몸 줄기 사이사이로 염증을 앓고 있다. 

빗물이 스며든 것이 병을 유발한 원인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호수나 천연기념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 

얼마나 고통이 심할까하는 생각에 측은지심이 발동하여

내 눈물샘을 자극한다.

 

/·사진=장은재 작가

출처 - 늘 한자리서… 위안과 용기 주는 가르침의 산실 - 경북매일 (kbmaeil.com)